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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볼 만한 곳/국내 가볼 만한 곳

외삼촌 같은 농부님 집에 다녀온 이야기

지난 토요일(2022년 1월 15일) 아내가 하고 있는 "짓다"(_ 매주 금요일 저녁 우리 농산물로 건강한 반찬을 만들어 서울 강북구, 도봉구 조합원들에게 배달하는 모임)에 감자, 고춧가루, 무, 나물 등등을 보내주시는 경북 봉화의 농부님을 만나고 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 아내가 봉화로 출장을 가야 한다고 하길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첫째가 엄마 없으면 못 잔다고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가족들이 함께 출동(?)하게 됐습니다.

집안 정리를 하고 오후 2시 30분 쯤 출발을 했는데 휴게소가 도착 전에 지나쳐서 운전만 3시간 30분 정도를 해서 도착한 봉화군입니다.

도착하자 마자 짐을 농민분이 안내해준 숙소에 가져다 놓고 바로 준비해주신 저녁을 먹었습니다.

 

봉화군 농민분이 어머님과 준비해주신 막창과 저녁 반찬들입니다.

 

농민분 어머님이 지금은 일을 안 하시지만 얼마 전까지 식당을 크게 하셨었다는데 음식이 정말 다 맛있었습니다.

무청 시래기 무침, 고들빼기 무침, 깻잎 무침, 김치까지 각각의 맛이 너무 맛있어서 시골 밥상을 제대로 맛보고 왔습니다.

막창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이 있었습니다.

막창에 어떻게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담백하고 고소한 것이 저 막창을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_ 스테인리스 볼에 한가득 있었던 막창인데 사진으로는 1/3 정도 먹고 사진을 찍었네요.) 결국 한 접시 약간 못되게 남기고 다 먹었습니다.

식사 후에 맛보라고 주신 경상도 식 식혜입니다.

 

경상도 식 식혜는 약간 매콤하면서 사과가 들어있어서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었는데 막창을 먹고 나서 먹으니까 입가심으로 제격이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두 그릇 먹었네요. ㅋㅋ~

아내와 짓다 구성원 두 분과 농민 분은 식사를 마치고 회의를 한다고 숙소로 건너 갔고 저는 밥값(?)이라도 하기 위해 설거지를 열심히 했습니다.

짓다 회의 2시간 넘게 하고 끝나고 씻고 나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집안과 밖을 돌아 봤습니다.

 

화목보일러를 사용하셔서 장작이 아주 많습니다.

 

 
 
앞 마당에는 개들이 마당 옆 산에는 닭이 자유롭게 놀고(?) 있습니다.
 

 

 

 
 
 
 
산을 한바퀴 둘러보고 싶었지만 개들이 아이들과 놀아달라고 적극적으로 덤벼 들어서 조금밖에 둘러 보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아침 식사로 나온 농민 어머님이 집에서 손수 만드신 손두부와 도토리묵 무침, 감자조림 등도 너무너무 맛이 있었습니다.

 

순두부는 너무 담백하고 맛있었는데 아이들이 다 먹지 않아서 아이들이 남긴 것까지 두 그릇을 꽉 채워서 먹었네요...

농민분이 농사를 정말 많이 지으시더라고요.

1만 4천여평이 넘는다고 하는데 산 개발을 다 못하기도 했고 있는 밭을 관리하기도 어려울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토종 씨앗들로 40여 종의 농사도 따로 지으시면서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신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셨습니다.

 

깔끔한 성격의 분이신가 봅니다. 학교 다닐 때 농활 많이 다녔지만 농가에서 이렇게 정리가 잘 되어 있기도 힘든데 집안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밭도 정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5월에 좀 한가할 때가 열흘 정도 있으니까 그때 산에 지천으로 널려있는 봄나물도 캐러 오고 수확하고 남은 작물들도 마음껏 가져가라고 해서 짓다 조합원들과 함께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봄에 오면 숯불에 고기 구워먹기도 좋고 밤에 별도 참 많이 보여서 운치도 좋고 너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시골 외삼촌 같이 마음이 넉넉한 성품이신 농민 분과 그 어머님을 통해 시골의 넉넉한 인심과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분들의 자부심을 느끼는 1박 2일이었습니다.

아이들 먹으라고 냉동 군고구마도 주셨는데 정말 달고 맛있었습니다~!

 

홍시는 얼려먹어 봤지만 군고구마를 냉동으로 얼렸던 것을 먹으니 아이스크림 군고구마 맛이 나면서 식감이 색달랐습니다.

농민분 어머님께 잘 먹고 잘 쉬다간다고 인사드리고 시래기도 얻어가고 시골집에서 만든 조청도 1kg 산다고 했는데 그냥 주셨고 우리 토종 옥수수 찐 것도 먹어보라고 넉넉히 챙겨주셨네요.

고구마도 맛있으면 공동구매하려고 조금 가져왔는데 냉동 군고구마 먹어보니 맛이 아주 좋아서 짓다에서 공동구매해도 될 듯 싶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재미있으셨으면 공감(♡)과 댓글 남겨주시면 힘이 불끈불끈 날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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