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23년 4월 5일) 아침의 일입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아침을 먹기 전에 유산균을 한 캡슐씩 먹습니다.
첫째 아이가 이제 10살인데도 유산균을 먹을 때 캡슐을 벗겨서 그 안에 유산균을 먹는 것이 불만이었던지라 아이에게 화를 분출했습니다.
나: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유산균 캡슐을 물과 함께 목으로 넘기지 못하고 그러냐?"
(딱딱한 알약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딱딱한 알약을 먹으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유산균 캡슐은 말랑말랑한데 언제까지 가루만 먹을 거냐?"
첫째 아이: ...
말이 길어지니까 밥도 안 먹고 쿠션에 머리를 박고 괴로워하는데 거기에 대고 또 2차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아내의 그만하라는 눈초리를 외면하면서요.
나: "조금만 어려운 것은, 해보지 않은 것은 언제까지 피하면서 편하게 지낼 거냐?",
"매일 맛있는 음식만 먹으려고 하면 어쩌려는 거냐?",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한지 아냐?"
긴 연설 같은 불만을 표출하고 아내를 일터에 차로 모셔다 주고 집에 오니까 불이 다 켜진 상태에서 아이들과 책가방이 없어졌더라고요.
아내가 집을 나서면서 아빠 오기 전에는 학교 가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당부했는데도 동생을 데리고 학교에 간 모양입니다.
설거지를 하고 책상에 와보니 아래 같은 쪽지가 있네요.
첫째 아이가 아침에 화냈던 저에게 쪽지를 남기고 학교에 갔네요.
쪽지를 보는 순간 눈물이 어른거릴 정도로 아이에게 화를 냈던 것이 후회로 돌아오네요...
자기들이 없으면 걱정할 아빠를 생각해서 쪽지를 남긴 첫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올라옵니다.
첫째 아이에게는 유독 엄격하게 대하고 동생과 잘 지내라고 강요하는 수준인데 아이는 그런 아빠를 배려하면서 쪽지를 남겼으니 참 많이 부끄럽네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보다 더 똑똑하고 현명한 아이들이 늘 말과 눈빛과 행동으로 나의 부끄러운 행동들을 꾸짖고 고치기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부끄러운 말과 행동들을 한 나를 반성하고 오후에 학교에서 아이들이 돌아오면 안아주고 아빠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려합니다.
이놈의 성질머리를 뜯어고치고 싶은 심정이네요...
좋은 아빠는 못돼도 나쁜 아빠는 되지 말자는 것이 제 신조인데 더 반성하고 아이들을 사랑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시 해봅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유산균, #셀티아이, #부모의스승은아이, #아이에게화낸아침, #첫째가남긴쪽지한장, #아이에게배우며커가는초보아빠, #화나더라도아이에게말은함부로하지말자고또반성입니다, #내게는과분한좋은아이들, #못난아빠는속으로웁니다, #반성하는아침, #나쁜아빠의푸념, #좋은아빠는언제되는걸까요, #나쁜아빠만되지말자고다시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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