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

부모님 댁 방문기_ 2022년 5월 3일

어제 다행히도 야간 아르바이트가 없어서 오늘은 활기차게 새벽을 열었습니다.

자고 있을 때 시급 고가의 야간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지인이 전화와 문자를 주긴 했었지만 전 그냥 푹~~ 잤네요.

일어나자마자 오늘 어린이집에서 먼 나들이 가는 둘째 아이의 김밥을 쌀 준비를 하는 아내와 짓다 반찬 하는 날이라 재료 손질하는 아내를 도와서 일을 끝내니 지금 시간이 되었네요.

밀려있던 부모님 댁 방문기를 기록 차원에서 글을 씁니다.

제가 잘 다니던(_ 남들이 보기에는 잘 다녔던...) 직장을 그만둔지도 1년이 훌쩍 넘었지만 부모님과 형제에게는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안 하다가 지난달 코로나에 확진되고 나서 안부를 묻는 어머니랑 통화하다가 엉겁결에 직장 그만두었다고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집에서 걱정을 하고 있을 부모님을 생각해서 2주 전에 시골집에 가게 됐습니다.

둘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것을 보고(_ 집 근처 사는 어린이집 학부모인 분이 등원 시켜주셔서) 집에서 출발했는데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어버이날이 가까운지라 카네이션 화분도 하나 사서 출발을 했습니다.

가는 길에 심심할까 봐 USB 메모리에 추억의 예전 가요들도 넣어서 듣고 흥얼거리면서 내려갔습니다.

시골집에 도착하니까 오후 1시 40분이었습니다.

점심도 안 드시고 기다리던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예전에 내려왔을 때 갔었던 강경 할아버지 산소 옆쪽에 있는 고깃집에 가서 점심으로 돼지갈비를 먹었습니다.

먹느라고 사진도 못 찍었네요.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시 부모님 댁으로 와서 아버지가 요즘 나물이 좋다고 뜯어가라고 해서 나물을 뜯으러 산으로 향했습니다.

엄나무 순으로 추정됩니다.

요리하는 반달곰님은 아시겠죠~?

혹시 아시면 위 사진에 나온 나물 이름이 엄나무 순 맞는지 알려주세요~!

나물을 약 30분 정도 뜯는데 아버지가 복돌이(진돗개)를 애타가 부르는데도 복돌이가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습니다.

나중에 아버지가 근처 개울가에서 죽기 전에 물을 마시려고 갔다가 눈을 뜨고 죽어있는 복돌이를 발견해서 아버지와 같이 근처에 묻어줬습니다.

그런데 산이 자갈밭이라 삽으로 흙을 파는데 흙 반 자갈 반인지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버지 말로는 한 열 흘 전부터 복돌이가 밥을 잘 안 먹고 시름시름 아파했다고 해서 제가 가축병원이라도 빨리 데려가지 그랬냐고 했더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렇게 됐다고 합니다.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이런 게 전 불만입니다.

개들도 사실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예방 주사도 제때 맞혀줘야 하고 건강관리를 책임 있게 잘해줘야 하는데 개들 밥만 줬지 개에 대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어서 그럴 거면 개를 기르지 말라고, 교미시키지도 말라고 하는데도 이야기를 안 들으십니다.

20여 년 전에 심장 사상충으로 하늘나라로 보낸 일곱 살 진돗개와 열 세 살 발바리를 보면서 강아지를 건강하게 기르는 것에는 많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는데 부모님은 개는 개일뿐 돈을 들여서 관리하고 치료해 줘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이 적습니다.

다음으로는 아버지가 주로 하는 양봉장을 사진으로 보시겠습니다.

 
 

사진과 같이 양봉을 하십니다.

 

양봉을 하는 곳 바로 밑에 물이 저절로 나오는 샘이 있어서 작은 연못도 있는데 올챙이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아이들이 같이 왔으면 엄청 좋아했을 작은 연못에 살고 있는 올챙이들입니다.

복돌이를 묻어주고 내려오는 길에 옥상 상자텃밭에 추가로 심을 부추를 캐가기 위해 서쪽 산 올라가는 길에 잠시 트럭을 주차했습니다.

 
 

서쪽 산 올라가는 입구인데 이렇게 물길을 잘 내놨습니다.

 

어머니는 참 수완도 좋고 마음먹은 것은 하는 능력자입니다.

이 작은 시골마을에서 이장을 2년 여간하시면서 논산시에서 마을 입구 하천 정비며 서쪽 산 입구의 하천공사까지 하게 하셨으니까요...

그 좋은 능력으로 마을에서 더 많은 일을 하시면 좋을 텐데 이 동네는 김해 김 씨 집성촌과 비슷해서 외지인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내조를 잘 해야할 아버지가 겸손한 성격이 아니라서 동네 분들과 허물없이 지내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요...

아버지가 좀 내조해 주고 어머니의 능력이 동네에서 잘 발휘되게 해 주면 좋으련만 그렇게 상상만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이장을 2년간 하시고는 더 안 하시겠다고 합니다.

지역과 사회에서 양심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자들을 잘 발굴하고 모셔와서 지역과 국민들을 위한 일을 신나게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우리 사회와 지역이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그런 것을 방해하는 지역 토호 세력과 무능한 채 힘 있는 세력에 붙어서 제 이득만 챙기려는 권력자들, 나쁜 놈들을 우선 깔끔하게 청산해가면서 해야 하지만요...

일을 좀 하다 보니 벌써 저녁을 먹을 시간입니다.

어머니는 2년 전쯤에 넘어지고 팔을 다치셨는데 재활치료를 잘 안 해서 요즘도 팔이 많이 쑤시고 거동이 불편하십니다.

그래서 저녁도 밖에 나가서 먹게 됐습니다.

저녁 메뉴는 매콤 명태조림입니다.

마음은 부자지만 경제적으로 가난한 저는 이날도 어머니 카드로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매콤 명태조림 중(中) 자 사진입니다.

 
진짜배기명태촌 논산계룡점

https://place.map.kakao.com/859854409?service=search_pc

삶은 콩나물을 명태조림 양념에 무쳐서 김에 싸서 먹으면 맛이 아주 좋습니다.

저녁을 먹고 집에 와서 아버지가 맥주 한 잔을 더하자고 해서 한 잔을 마셨는데 아버지와 김구 선생님에 대한 친일 논란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김구 선생님이 친일파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더라요.

아버지는 김구 선생님이 1948년 4월에 있었던 남북의 제정당 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난 것이 좀 이상한 것 아니냐는 것과 젊은 시절에 읽었던 어떤 자료에서 그런 내용을 본 것 같다는 요지였습니다.

전 좀 황당하기도 했고 김구 선생님이 친일 행적을 했으면 친일파 청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시민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김구 선생님이 기재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뭔 얘기를 하다가 이 얘기까지 갔는지는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반공 의식이 강한 아버지와 대화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반공 의식이 강하면서도 국제 사회에서 볼 때 북이 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인 아버지...

술도 섞어 드시고 이미 점심에 소주 한 병, 맥주캔 2개, 저녁에 막걸리 1병, 그리고 저와 맥주 두 캔 등 제가 본 것만 해도 이 정도로 드셨으니 더 이상의 이성적인 대화는 어려웠습니다.

어렵게 시간 내서 집에 온 거였는데 아버지는 자기 얘기만 하시다 밤이 늦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저는 바닥이 냉골인 찜질방(_ 아궁이에 장작을 넣어 뜨끈하게 바닥을 데울 수도 있고 편하게 보일러를 돌려도 바닥이 따뜻해지는)에서 잤는데 일어나자마자 짜증이 올라왔습니다.

심야 보일러인 부모님 집에서 전기료가 한 달에 52만 원씩 나온다고 일절 보일러를 안트는 어머니.

잠을 자기 전에 보일러를 좀 돌려놓으면 따뜻한데 어머니가 보일러 돌리는 것 싫어하시기도 하고 아이들도 없고 해서 보일러를 돌리고 자지 않았지만 잠이 덜 껜 상태에서 차가운 돌바닥을 밟는데 기분이 정말 좋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한테 보일러 좀 돌리면서 사시면 어떻냐고 얘기하니까 어머니도 저한테 서운한 게 많았는지 짜증을 내셔서 한바탕 설전(?)이 오갔습니다.

어제저녁 먹고 오는 길에 차에서 제가 이야기 한 얘기(_ 아버지가 우리 아이들에게 돈 줄 때 너무 비굴할 정도로 인사를 하게 하고 주는 것에 대해 싫다고 얘기한 것)가 못마땅하셨나 봅니다.

그 얘기를 하시길래 저도 평소에 부모님께 묻고 싶었던 몇 가지 이야기를 감정이 상한 상태로 얘기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냐고?, 자식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지 궁금한 적은 있냐고? 등을 얘기했습니다.

다른 부모들은 손자 먹이려고 뭐래도 먹을 것이 있으면 택배로 보내주려고 하는데 우리 집 부모님들은 필요하면 직접 와서 따가거나 챙겨가라는 입장이라 농사지은 것을 택배로 보내주는 일은 결혼하고 나서 다섯 번이 되지 않아서 평소에 늘 불만이 있었습니다.

제가 못나서 다른 부모와 정말 많이 다른 우리 부모님을 비교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서운한 것은 서운한 것이니까요.

보일러 트는 것이 뭐라고 아들이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도 차가운 냉골에서(_ 전기장판을 주긴 했습니다.) 자도록 하는지 제 입장에서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저는 부모님 세대에 겪었던 어려움을 겪지 못한 세대라서 부모님의 저런 정도의 절약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어머니에 대해 불편한 행동들에 대해 좋게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화가 나서 어머니랑 다투고 아침도 안 먹고 그냥 올라왔습니다.

김창욱 소통전문가는 모국어가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하던데 저는 부모님과 살면서 모국어가 엉망인 사람으로 자라 버린 것에 대한 원망이 요즘 컸었습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저나 아내를 무시하는 발언들(_ 돈 좀 못 번다고 그렇게 무시를 하시는데...)을 제 주변에서 저를 그렇게 대하는 사람을 제가 만나지도 않지만 집에만 내려가면 늘 긴장된 상태에서 그런 발언들에 대응을 해야 하는 제 자신이 너무 힘들고 편하지 않은 마음 상태라 당분간 시골집에 안 가려합니다.

공개적으로 블로그에 집안 망신 같은 넋두리를 늘어놓았네요...

이제는 부모님의 둘레를 벗어나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고 자식들에게 모국어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장기적인 과제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도 있지만 사람의 말에서 인품이 나오는 것처럼 나를 위해서든 나와 함께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정말 중요한 것이 말을 예쁘고 진정성 있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남은 하루도 블로그 친구님들에게 많은 행복한 일들이 깃드시길 바라겠습니다.

제발~~요~~!

 

카카오톡 채널 혹시 추가 안 하신 분들은 제 채널 추가를 하시고 몇 번째 채널 추가하셨는지 댓글로 남겨주시면 확인하는 대로 채널 추가하겠습니다~!

매일 새로운 재미와 감동, 유익한 생활 정보들이 담긴 이야기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nDFGb

#시골집다녀온얘기, #부모자식관계, #모국어, #모국어가예쁜사람되고싶네요, #특이한우리부모님, #내가기억못하는부모님의사랑을많이받아서제가이렇게큰거겠죠, #감정을절제하고이야기하기의중요성, #부모님에게느끼는서운한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