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

유쾌한 할머니들의 유머_ 벽오산 경로당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제가 동네에서 주 1회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댁으로 찾아가는 말벗 일을 5개월 가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몇 번 찾아갔던 벽오산 경로당을 지난 수요일에 찾아가 들었던 재미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벽오산 경로당이 오래된 건물이지만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벽오산 경로당은 회장님이 40년 넘는 각종 자원봉사의 경력이 있는 지역 역사의 산증인이신데 강북구 현황과 여러 지역 인물들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십니다.

저는 갈 때마다 지역 역사 공부를 하는 마음으로 찾아뵙는 분입니다.

마침 찾아간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식사를 맛있게 드시고 계셨습니다.

식사하실 동안 경로당 구경을 하고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들은 이야기 중 한 얘기입니다.

다른 어머님들은 식사를 마치시고 마지막에 연세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회장님: "형님, 어디 가서 바람피우다 이제 와서 그렇게 급하게 (점심) 먹는 거야~?"

늦게 온 할머니: "애인 만나고 오느라 늦었지. 애인 3명. "

"그런데 처음에 만난 건 조금 나아. 그다음은 쪼금 더 나아. 그런데 요거(_세 번째)가 못됐어."

회장님: "그래서 발로 차고 왔어?"

늦게 온 할머니: "응, 차버렸어."

회장님: "그러니까 절대 밥 안 사주는 놈은 만나지를 말아!"

늦게 온 할머니: "끼니가 됐는데도 싹수가 노오래."

회장님: "그러니까 우리 경로당만 와야 돼!"

늦게 온 할머니: "그런데 나보다는 연하는 연하야!"

회장님: "연하야? 참 좋겠네. 그것도 한 20살씩 (밑으로) 연할껄."

늦게 온 할머니: "그러고 좋다고 했지. 하나, 둘 버리고. 그런데 이건 더해!"

회장님: "그래서 발로 차고 와 버렸어?"

늦게 온 할머니: "응. 그러면 차비라도 줄쭐 알았지. 차비가 어디 있느냬?

회장님: "차비도 인제 비싸져서 안 줘. 옛날에는 900원 줘도 됐는데 지금은 천 원 주겠어? 이 천원 줘야지! 천몇백 원이니까..."

늦게 온 할머니: "그러면 커피라도 한잔 먹자! 그러니까 돈 없데. 밥 먹고 먹어야지 커피를..."

다른 할머니: "아유, 언니가 그렇게 나오는데 누가 그걸 가지고 차비 주겠어?"

회장님: "우리는 이제 차비 줘가면서 꼬셔야 돼!"

늦게 온 할머니: "내가 돈이 있는데도 안 줬지."

다른 할머니: "그 봐! 엉겨 붙으려고 하니까 안 줬지."

 

할머니들의 입담과 유머가 참 유쾌하면서도 센스가 있으십니다.

이 근처 지나가실 일 있으시면 음료수 한 박스라도 사가서 인사드리면 할머니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같이 즐거운 담소를 나눌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고 주말도 행복한 시간 되시길 응원합니다.

#벽오산경로당, #유머넘치는경로당, #강북구인정넘치는경로당, #유머, #어르신들의유머, #우스갯소리, #입담좋은어머님들, #유쾌한할머니들, #경로당 식비지원금 월18만원, #경로당식비현실화시급, #어르신들을잘모시것이현실정치, #어르신들이행복한지역만들기, #강북구이야기, #강북구경로당탐방, #어르신들의일에관심과사랑이필요한때, #우리도곧노인이되어가요, #지역노인복지에관심갖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