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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_ 정글만리(_ 조정래 장편소설) 세 권

정글만리 3권 책표지 사진 갈무리 출처: https://www.google.co.kr/books/edition/%EC%A0%95%EA%B8%80%EB%A7%8C%EB%A6%AC_3/kELEAwAAQBAJ?hl=ko&gbpv=1&printsec=frontcover

 
조정래 작가님은 제가 좋아하는 분입니다. 
 
한국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촌철살인의 시각으로 여러 작품(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들을 거침없이 써오셨다는 점과 저항적 민족주의에 대한 그 확고한 신념과 쉬운 설명도 참 인상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이 2013년에 발행했던 정글만리 세 권의 책을 이제야 접하게 되어서 조금 늦은 감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밀레의 서재가 있어서 늘 음악 대신에 오디오북으로 너무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업해나가는 종합 상사원들과 꽌시(_ 중국의 관계문화), 성형외과 의사, 유학생, 수많은 농민공들, 일본 종합 상사원들, 중국공산당 간부, 사업가들과 그 얼라이(_ 첩) 들이 소설 주인공들로 나오면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놀랍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정글만리 3권에서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의 심각성과  1937년에 있었던 30만 명의 중국인들을 무참하게 총으로 쏘아 죽이고, 총검으로 찔러 죽이고, 일본도로 목을 쳐 죽이고, 목매달아 죽이고, 생으로 파묻어 죽이고, 불태워 죽이고, 강간하고 찔러 죽이고, 살껍질을 벗겨 죽이고... 인간의 머리로 짜낼 수 있는 살인 방법을 총동원해 죽인 난징대학살 기념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일제 강점기 36년간 일본 놈들이 중국 국민들에게 가했던 그 잔악한 대학살을 감행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감이 중국인들 속에도 깊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 세우고 잔악한 학살의 역사를 만들어갔던 전쟁 범죄자들을 기록하고 진정한 처벌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국인들과 손잡고 일본의 잘못한 역사 청산을 요구해 가야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정치가들이 여전히 일제 강점기 36년간 저질렀던 수많은 잔악한 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그 근거에는 그당시(_ 1945년 8월 15일) 일왕의 항복문(_ 아래 인용문)에 다 나와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된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의 대세와 우리 제국이 처한 조건을 깊이 숙고한 결과 짐은 비상수단에 의지해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노라. 

짐은 우리 정부에 공동선언 조항을 수락하기로 했다는 뜻을 미국, 영국, 중국, 소련 정보에 통고하라고 지시했다.

우리 백성의 안전과 안녕뿐만 아니라 만국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황실에 대대로 내려오는 엄숙한 의무인 바 짐은 그 의무를 마음 깊이 새기고 있노라. 

실로 짐은 일본의 자존과 동아시아의 안정을 확보하려는 진심 어린 바람에서 미국과 영국에 전쟁을 선포했을 뿐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영토를 확장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 전쟁은 근 4년을 끌어왔다. 그동안 짐의 육군과 해군은 전쟁터에서 용맹하게 싸웠고 국가의 종복은 근면을 아끼지 않았으며, 짐의 1억 백성도 섬김에 소홀함이 없었다. 다들 최선을 다해왔으나 세계의 대세 또한 일본의 이익과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더욱이 적은 잔인하기 짝이 없는 폭탄을 새로이 사용해 무고한 생명을 무시로 빼앗기 시작했으니 그 피해가 실로 어디까지 갈지 헤아릴 수 없구나. 이 이상 교전을 계속한다면 일본 한 나라의 파괴와 소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의 절멸로 이어질 것이니라. 

상황이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짐의 1억 백성을 구할 것이며, 또 무슨 낯으로 황실 조상님들의 신위를 뵈옵겠는가? 이것이 짐이 정부에 열강의 공동선언 조항에 응하라 지시한 연유다. 

짐은 제국과 합심하여 시종 동아시아의 해방에 힘써온 동아시아의 동맹국들에 심심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에 다쳤다거나 제 본분을 다하다 죽은 장교와 사병뿐만 아니라 그 유족을 생각하면 짐의 가슴은 밤이나 낮이나 고통을 가눌 길이 없다. 

짐이 가장 염려하는 바는 부상자와 전쟁 피해자, 집과 호구지책을 잃은 사람들의 후생복지다. 금후 제국에 닥칠 고난과 시련은 분면히 녹록지 않을 것이다. 

짐은 그대들, 짐의 백성들 속내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짐은 시운의 지시를 받아들여 어차피 불가피하다면 아무리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이라 해도 인고하고 또 인고해 만세에 태평성대를 위해 길을 닦기로 다짐하였노라. 지금까지도 제국의 근간을 구하고 유지해 온 바 그대들의 한결같은 충정을 믿기에 짐은 항시 그대들과 함께 있다. 

행여 감정이 격발해 공연히 일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형제끼리 의견이 달라 갑론을박하며 소요를 끝내 세계의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라. 

각자 책임이 막중하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명심하고 신령스러운 땅의 불명을 항시 믿으며 세세손손 한가족으로 지내라. 장래를 건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라. 정직하고 고결한 품성을 도야하며 굳은 의지로 밀고 나가 제국의 영광을 드높이고 진보하는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지어다. 

그동안 일본 정치인들이 진심의 사죄를 전혀 하지 않고 왜 줄줄이 망언들을 일삼아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일왕이 보인 시범을 그대로 따라서한 것 아닙니까?
 
앞으로 일본 정치인들은 절대로 사죄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중국의 난징대학살에 대해서도 망언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 동반자, 동지로서 강력하게 공동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소설의 주인공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중국을 다시 보게 만든 정글만리 세 권을 친구님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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